[봉화#06] 눈 덮인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고요한 겨울 청량사[봉화#06] 눈 덮인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고요한 겨울 청량사

Posted at 2013. 1. 10. 07:43 | Posted in 사진여행/국내여행

전날 청량산이 눈때문에 입산금지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일정을 하루 늦춰서 오르기로 했다.
 
"올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라는 TV의 일기예보를 보면서 과연 오늘은 겨울 청량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청량산 입구의 식당에서 뜨끈한 버섯전골로 아침을 먹으면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청량산 등산코스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입석까지 차가 갈 수 있는 도로가 잘되어 있지만, 눈 때문에 차량 출입이 불가능 하다고 한다.
험한 코스는 입산금지라고 하고, 오후의 다른 일정도 있어 청량사까지만 가기로 했다.
 
보통 청량사를 가는 등산로도 입석에서부터 올라가는데, 눈때문에 차량이 못가니 입석까지 걸어가야하는데, 음식점 주인아저씨가 못간다고 겁을 주신다.
평소 같아도 빡빡한 시간인데, 눈까지 쌓여서 도저히 시간안에 다녀올 수 없을거라 잔뜩 겁을 주시는 아저씨의 말을 뒤로 하고 식당을 나왔다.
 


시간 되는데까지 갔다가 돌아오겠다는 생각으로 청량산 입구로 향했다.

 

 

청량산을 둘러 흘러내리는 강물이 반쯤 얼어 추운 날씨를 실감하게 한다. 그래도 완전히 얼어 붙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ㅎㅎ

 

 

여행을 떠나기 전에 추위에 단단히 대비를 해서인지, 그닥 춥지는 않다.
절대 입지 않던 내복까지 껴입었으니...
 
차가운 공기가 찌든 폐에 청량함을 선사하는 듯 해서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 졌다. 보통때 같으면 차를 타고 지나갔을 곳을 걸어서 가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입구쪽에 있는 물래방아가 멋드러지게 얼어 있다.
흐르는 물이 저렇게 얼려면 얼마나 기온이 내려가야 될까 하는 의문과 함께, 속에 입은 내복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주변을 감상하며 걷기에 시간이 별로 없다.
아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은 시간을 아껴야 했다.

 

 

도로에는 모래가 뿌려져 있기는 했지만, 경사면에서는 차량이 미끌어지기 쉬워보였다.
지나가는 차도 없고, 앞에 가는 사람도 한명도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을 쉼없이 걸었다.
 
눈은 참 신기하다. 쌓인 눈을 보면서 차갑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포근함, 깨끗함, 따뜻함으로 표현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왜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눈 덮인 청량산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걸었다.

 

 

 

슬슬 몸이 달아 올라올 때 쯤, 얼어 붙은 청량폭포를 만났다.
 
누구도 걷지 않은 깨끗한 눈길에 첫번째 발자국을 남기며 청량폭포를 보러 길을 이탈해서 내려갔다.
어른이 되어서도 깨끗하게 쌓여 있는 눈밭을 보면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나 보다.
 
얼어 붙은 청량폭포는 마치 판타지 영화의 얼음성을 연상시키는 멋진 모습이었다.

 

청량산 박물관 앞에서 출발해서 청량폭포까지 20분이 걸렸다.
이정도 속도면...입석까지 갔다가 청량사로 올라 갔다가 올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길은 눈이 쌓여 있긴 하지만 평평한 차도. 왕복 2시간 안에 어디까지 갔다 올 수 있을지 예상을 할 수가 없다.
겨울 산에서는 그 어떤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니...

 

 

 

청량사 일주문이 나왔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입석까지 가서 산을 타고 청량사로 갔다가 올수 있는 시간은 이미 지나버린 듯 했다.
 
그냥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청량사까지 나있는 차도로 올라가기로 마음 먹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이곳까지 오는 도로에도 눈이 쌓여 있거나 녹은 눈이 빙판을 만들고 있었는데...
 
청량사로 올라가는 도로에 눈이 하나도 없이 깨끗하다.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청량사 불자분들이 길의 눈을 다 쓸었다고 한다. 그냥 오르는 것만으로도 춥고 힘이 드는데, 이 길 전체를 모두 인력으로 치웠다니...
청량사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진정한 불심이 아닐까... 감사하는 마음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깨끗하게 치워진 길을 따라 청량사까지 안내라도 하는듯 연등이 길게 줄을지어 있다.
하얗게 변한 청량산에 연등의 색이 아름답다.

 

 

 

청량산, 그 이름처럼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청명한 하늘과 하얗게 눈덮인 풍경을 감상하면서 얼마나 올랐을까...
 
이야기 듣기로 경사가 심한 꼴딱고개가 있다고 했는데, 힘들다고 느낄새도 없이 눈앞에 청량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시간에 쫓기고, 추위에 쫓겨 힘든지 모르고 올라왔나 보다.

 

다 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청량사에 들어서서 부터의 경사가 가장 심한 것 같다. 그래도 경사길 끝이 보이니 참으로 다행이다.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은 안심당.
안심당은 청량사를 찾은 방문자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차한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통찻집이다.
너무 일찍 온 탓인지, 아니면 겨울동안 문을 열지 않는지 문이 닫혀 있었다.

 

 

눈속에서 온화한 모습으로 맞아주시는 부처님

 

 

안심당에서 조금더 올라가면, 점종각이 있다.
2층으로 만들어서 2층에 목어, 범종, 법고를 두었다.
 
보통은 전각하나에 하나씩 두던데, 2층 전각을 3등분해서 올려두었다.
 
위쪽의 청량사는 물론이고 아래쪽 계곡까지 범종, 법고, 목어의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꽁꽁 얼어붙은 약수를 불자 한분이 망치로 깨고 계신다.
어찌나 두꺼운지 잘 깨어지지 않는 얼음을 묵묵히 깨고 계시는 모습이 이곳이 산속 깊은 곳의 절임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드디어 산속 깊이 숨어 있던 청량사를 만났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설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는 고찰로 한때는 연대사를 비롯하여 20여개의 암자가 있어서 불교의 요람을 형성했다고 한다.
청량사의 중심전각은 유리보전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4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판은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지방으로 피난 왔을 때 쓴 친필이라고 전해진다.

 

 

 

 

 

 

 

 

 

조용한 겨울의 청량사는 마음 가득 평온함을 가져다 준다.
 
절벽위에 세워진 불탑도, 유리보전에서 불자들이 절 하는 모습도 모두 경건하다. 그 누구도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아니 큰소리를 내지 못한다.
 
산의 웅장함속에 경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청량사안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고요함을 깨지 못할 것 같다.
여러 사찰을 돌아 봤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사찰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사찰은 오고 감에 있어 부담감이 없어 좋다.
무슨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 상관하지도, 무슨 생각을 하고 왔는지 묻지 않는다. 그저 바람 흘러가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마음의 휴식을 찾고 돌아설 수 있는 곳...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청량사를 마음가득 담고 내려오는데, 올라갈때 보았던 약수를 그새 모두 부수셨다.
얼음이 둥둥 뜬 시원한 약수 한바가지 얻어 마시고 청량사를 떠났다.

 

 

올라올때는 시간에 쫓겨 힘든지 모르고 올라왔는데...
내려가면서 보이는 길이 예사롭지 않다. 이렇게 경사진 길을 올라왔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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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청량사
전화번호 : 054-672-1446
홈페이지 :
http://www.cheongryang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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